[관광공사추천8월여행지]-①박물관,전시관에서보내는잊지못할여름기행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씨도 어느샌가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찜통 더 위가 찾아오는 8월이 코앞이다. 갈수록 더 더워지는 여름이라지만 영 적응이 안 되기에 더 힘 든 계절이기도 하다.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나 지하철, 카페 등 여러 곳으로도 영 시원해 지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실내 여행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8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시원한 여름나기’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즐길 수 없을 땐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뜨거운 태양을 잠시 피해 박물관, 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관 지붕 아래에서 나만의 인문학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원한 실내 여행지를 소개한다. 추천 여행지는 ▲바다를 건너간 돌사람의 귀향, 서울 우리옛돌박물관 (서울 성북) ▲산과 사람 의 이야기를 담은 곳, 속초 국립산악박물관(강원 속초) ▲철수야, 바둑아 놀자! 세종 미래엔교 과서박물관(세종 연동) ▲포항은 오감철철 스틸아트 천국, 포항시립미술관(경북 포항) ▲한류 의 샘이 깊은 물,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전남 순천) 등 총 5곳이다. 바다를 건너간 돌사람의 귀향 -서울 우리옛돌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은 이름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옛돌, 즉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아름다움을 세상 에 널리 알리고자 2015년 11월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유물전문박물관이다. 2000년 경기도 용인에서 세중옛돌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개관했으나 석조유물을 비롯해 자수, 근현대 미술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2015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으로 자리로 옮겨 재개관했다. 재단법인 우리옛돌문화재단 천신일 이사장의 노력 아래 국내외로 흩어진 한국 석조유물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천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와 전란을 거치며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아 오고 싶다는 집념으로 해외로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01년, 소장품 중 상태가 양호하고 뛰어난 조각 기술이 엿보이는 석조유물 70여 점을 일본으로부터 환수할 수 있었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전체 부지면적 14,000㎡ 규모의 너른 공간에 석조유물 1,250여 점을 전시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2001년 일본으로 부터 환수한 석조유물을 시작으로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장승), 석탑, 부도(부처의 사리 를 안치한 탑), 석호(왕릉이나 큰 무덤 주위에 돌로 만들어 세운 호랑이), 불상, 망주석(무덤 앞 의 양쪽에 세우는 한 쌍의 돌기둥), 돌하르방, 제주동자석, 제주정낭(집 입구의 양쪽에 구멍을 뚫은 돌이나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가로로 걸쳐 놓은 것) 등 한국적 힘과 위엄이 느껴지는 다 양한 석조유물을 주제에 따라 전시해 관람의 재미를 준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석조유물을 단순히 고찰의 장식 정도로 여기던 기존의 고루한 시각에서 벗 어나 석조유물 안에 담긴 선인들의 철학과 지혜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석조유물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을 천천히 크게 한 바퀴 걷노라면 오랜 세월 우리 땅에 존재했던 돌의 이야 기,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돌’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삶의 근원적 숨결이 묻어 있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 이자 문학비평가 가스통 바슐라르는 시와 예술에 잠재된 인간의 상상력이 근본적으로 물, 불, 흙, 공기라는 4가지 질료에서 비롯된다는 ‘4원소 이론’을 주장했는데, 그에 따르면 흙은 생명의 탄생, 성장, 변화, 소멸의 전 과정을 담고 있는 자연 요소로서 ‘안정’과 ‘정착’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흙은 돌의 기본이 되는 물질로서 함의하는 바가 크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의 얼이 서려 있는 민족적 자존의 장소다. 1905년 백담사에서 출가한 한 용운 선사는 독립운동을 강하게 탄압하던 1933년 성북동 깊은 산골짜기에 방 두 칸짜리 집인 심우장을 짓고 민족 지사와 교류하며 문학 활동을 했으나 광복을 1년여 앞두고 1944년 6월 29 일 심우장에서 입적했다. 심우(尋牛)란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 본성을 깨닫는 10단계의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은 1998년 문을 연 성북구 성북동의 유명한 전통 찻집이다. 본래는 우리나 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상허 이태준의 고택이었다. 이태준 작가가 1946년 무 렵 월북 전까지 살던 가옥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이태준의 생외 손녀(누나의 외손녀)인 조상명 씨. 수연산방은 한옥과 한국식 정원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전통 차와 한과, 단호박죽이 유명하며 하절기에는 단호박빙수도 맛볼 수 있다.
문학 속 성북은 어떤 모습일까? 올해 3월 개관한 성북근현대문학관은 성북의 문학과 관련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방식의 문학적 소통을 제안하는 문학 플랫폼 이다. 총 4개 층으로 지하 1층은 자료열람실 및 교육실, 1층은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실, 3 층은 옥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용운, 정지용, 염상섭,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등 한국 문학사 에 길이 남을 작품을 쓴 성북의 문인을 시기별로 소개한다.
국립산악박물관은 산림청이 설립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산악전문박물관이다. 언제나 곁에서 바라보던 익숙한 풍경이지만 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등반의 역사와 문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간접적으로 등반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관람 동선은 맨 꼭대기인 4층에서 시작해 1층으로 내려가면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 다. 4층에 오르면 야외 하늘정원이 펼쳐진다. 정면으로 보이는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을 할 수 있는 포토존과 설악산 일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왼쪽으로 설악의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이, 오른쪽은 미시령과 신선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나 겨울철 얼음이 얼면 토왕성 폭포의 모습도 눈에 잘 띈다.
3층은 우리나라와 세계 등반 역사에 관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등반사에서 획기적인 장비 로 인정받는 아이젠의 변천사도 볼 수 있다. 초기엔 등산화 바닥에 짚을 붙여 사용했고 1950~1960년대에는 동물의 털을 사용해 만든 미끄럼 방지 패드를 붙인 산악스키를 사용했다. 이후 알프스의 목동이 사용하던 신발에 착안해 만든 아이젠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에 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 대원이 정상에 올랐던 순간을 재현한 조형물도 전시돼있다. 실제 등정에 사용했던 장비도 함께 볼 수 있다.
2층은 관람객이 산에 관련한 여러 가지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장 흥미를 끄는 고산 체험실에서는 해발 3,000m와 5,000m의 온도와 산소량을 구현해 고산의 환경을 체 험할 수 있다. 자칫 위험할 수 있어 기압은 구현하지 않았다고 한다. 3,000m는 그리스 올림푸 스산(2,917m), 5,000m는 유럽의 몽블랑산(4,805m)이나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의 마웬지봉 (5,419m)과 비슷한 환경이다. 영상을 통해 고산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손가락에 펄스 옥시미터라는 심장박동과 산소포화 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고 고도별 각 방에서 2분 30초 정도씩 머물며 고산 체험을 한다. 3,000m는 산소량이 약 70%, 5,000m는 산소량이 50% 정도다. 10세부터 65세까지 누구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하다. 만약의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제세동기가 비치 돼 있다.
산악자율체험실에서는 클라이밍 경기 중 하나인 볼더링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볼더링은 암벽 에서 수직이 아닌 옆으로 이동하는 종목이다. 4개의 난이도로 이루어진 구간마다 번호와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표기되어 있어 스스로 난이도를 조절해 즐길 수 있다. 산악자율체 험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유아인 경우, 트랙맨이라는 별도의 체험시설을 통해 안전하게 암벽등 반 체험을 할 수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올해 준비된 네 개의 작은 전시회 중 세 번째 이 한 창이다. 국립산악박물관이 소장한 대표적인 유물 10점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 시대 실학자 신 경준이 쓴 도표인 와 조선 전기 문인 양사언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펴낸 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조선의 전도와 도별 지도로 구성된 , 삼척의 행정 지도인 , 전국 196 곳 경승지가 적힌 사각형 놀이판 , 1969년 설악산 동계훈련 중 사고 관련 자료와 로프, 1977년 우리나라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시 가져온 에델바이스꽃과 정상 기념석, 설악산 토왕성폭포 빙벽 초등을 위해 제작된 토왕성 피켈, 심전 안중식의 산수화 , 내고 박생광의 금강산도 10폭 병풍을 감상할 수 있다.
속초시립박물관은 속초가 간직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준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설악산과 동해 사이에 위치해 나타나는 산촌과 어촌문화, 6.25전쟁 이후 유입된 피난민이 정착해 전해지는 향 토문화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의 지역별 주택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과 AR(증강현실) 영상으로 만나는 속초의 모습도 흥미진진하다. 발해역사관에서는 다양한 발해에 관한 전시물과 재현한 정효공주묘를 관람할 수 있다.
부엉이박물관 해피아울하우스는 정희옥 작가가 만들고 수집한 작품을 모아 놓은 공간이다. 건 물 외관부터 얼핏 부엉이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내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부엉이 관련 작품이 시선을 끈다. 작가는 ‘TV를 통해 본 수리부엉이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에 매료되어 부엉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은 조각가 김명숙 부부가 설립해 현대 조각품을 전시하는 전문미술관이 다. 전시된 조각품을 감상하는 것도 즐겁지만 미술관 공간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될 만큼 세련되고 아름답다. 특히 돌의 정원 담장 너머로 보이는 울산바위와 어우러진 풍경이 압권이 다. 관람 후 어른 입장권을 가지고 카페에 들르면 무료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미래엔교과서박물관은 교과서 변천사를 통해 우리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교과서박물관’이다. 서당에서 사용하던 서적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미 군정기, 1~7차 교육 과정기까지의 교과서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는 누구나 학창시절 손때 묻은 ‘우리 세대 교과서’를 발견하고는 반가움을 표한다.
박물관 내부는 교과서전시관을 비롯한 4개의 관으로 구성됐다. 특히, 교과서전시관은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내일, 추억의 교실, 교과서 제작과정 등 다양한 주제의 자료를 상설 전시한다. , 등 옛날 서당에서 배우던 교과서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의 , 미 군정기의 , 1950년대 등을 통해 시대적 흐름을 확인하고, 굴 곡진 한국 역사를 되짚어보게 된다. 우리나라 교과서뿐 아니라 미국·영국·프랑스·체코·튀니지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교과서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 교과서는 크기와 종이의 질은 다르지만, 기초 과목의 교과서 속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교과서와 공통점이 보인다
시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1960년대의 교실 풍경을 재현한 ‘추억의 교실’ 과 교복의 변천사 전 시다. 짝꿍과 선 그어서 넘어오지 말라던 그 시절, 선생님 몰래 양은 도시락을 까먹던 기억까지 소품 하나에 추억 한 보따리다. 요즘 말로 “라떼는 말이야”를 줄곧 말하게 되는 곳이다. 오는 9월 30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세 가지 주제의 전시가 열린다. ‘학교 종이 땡땡땡’ 에 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사용하던 학생 가방과 일기장, 수업 자료들, 타자기, 선생님 지도 교구 등의 다양한 물품을 전시 중이다. 김완기 선생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담은 사진은 추억으로 데려가는 마차다.
1950년~1970년대의 초등학교 교과서 속 놀이문화를 주제로 ‘동무들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수수깡 모형 만들기 등 옛 교과서 속의 놀이 모습과 놀이의 변화 과정, 함께 불렀던 동요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고, 직접 체험해볼 놀이도 마련 돼 있어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의 관심도 높아지는 공간이다.
세종에 왔다면 푸른 숲과 정원 길 걸으며 힐링하고 불곰 애교에 저절로 웃음이 나는 곳, 베어 트리파크를 놓칠 수 없다. 나무의 수령이 오래 되어 햇볕을 적절히 가려준 덕에 한여름에도 양 산 없이 걸을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송파(松波) 이재연 설립자가 '일구는 즐거움'으로 50여 년 가꾼 비밀의 정원이다. 10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은 ‘동·식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쉼터’로 귀 여운 반달곰과 불곰 100여 마리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시재생의 대표사업으로 꼽히는 조치원문화정원은 2013년 정수시설 운영 중지 이후 줄곧 방 치되어 오던 조치원 옛정수장과 평리 근린공원을 활용해 재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1935년에 지어진 조치원정수장 자리에 오픈한 ‘방랑싸롱’ 카페는 세종의 핫플레이스로도 꼽힌 다. 정수장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조치원이 가진 고유성을 더한 메뉴를 선보인다. 여행지 방문 시 기상 상황이나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개방여부·개방시간·관 람방법 등 세부 정보를 사전에 관련 지방자치단체 누리집, 관광안내소 등에 확인하는 건 필수 다.
출처 : [관광공사 추천 8월 여행지]-① 박물관, 전시관에서 보내는 잊지 못할 여름 기행 - 핸드메이커(hand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