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명절 시즌이 끝나고 시원한 ‘독서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을 맞아 서울 각처에서는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관련 전시와 축제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은 작가의 숨결이 담긴 육필원고의 미학을 돌아보는 전시를 마련한다.
1920~1930년대에 활동한 작가를 중심으로 꾸린 ‘육필원고 다시 보기’ 전이 25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린다. 영인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1930년대 이전 등단 작가 33명의 친필 원고를 전시한다.
‘맹진사댁 경사’의 극작가 오영진(1916~1974)의 연서 5장을 처음 공개하며 그 밖에 이상·서정주·박목월·박두진·황순원·채만식 등 문학계 거장들의 육필 원고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8일부터 11월24일까지 서울 삼청동 청와대 춘추관 1층에서 ‘한국문학의 맥박’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70여 점의 국내 유일본과 문인 친필 원고 등 희귀자료를 선보이는 자리다. 법인 설립 5주년을 맞이하는 한국문학관은 그간 약 11만 점의 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21년 국립한국문학관이 발굴해 그 존재가 처음 드러난 ‘한도십영’이 눈길을 끈다. ‘한도십영’은 조선 초기 문인 서거정 등 9명의 인물이 한양의 명소 10곳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밖에 채만식의 소설 ‘탁류’ 초판본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인 이인직의 ‘혈의 누’ 재판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 성북구에 3월 문을 연 성북근현대문학관은 ‘1930년대 성북 문인촌 형성 및 문예지’와 ‘문학 속 성북을 찾아서’ 등의 강의와 ‘성북동 문인의 자취를 찾아서’ 답사를 진행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29일부터 사흘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디아스포라: 돌아보고, 내다보며’라는 주제로 문학 예술행사를 운영한다. 미국의 한국계 입양인이라는 정체성으로 활동해 온 시인 제니퍼 권 돕스를 비롯해 여러 작가와 영화감독의 대담 및 강연이 이어진다.